교통사고 시 보험사가 심판한다?

일반적으로 교통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경찰이 출동하여 중재하고 심판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심판자의 노릇을 해야 할 경찰은 오히려 뒷짐을 지고 있고 보험사에서 나와 해결을 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오히려 보험사가 사고를 중재하는 것이 더욱 익숙한 풍경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실제 교통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경찰이 나서서 개입하는 경우가 전체 사고의 25%에 불과하다고 하니 그야 말로 보험사를 잘 가입하는 것이 갑이 되는 그런 상황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우리나라에서는 교통사고 발생 시 심각한 인명피해가 없는 한 경찰 신고 의무가 없으며 보험금을 탈 때에도 경찰 확인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 선진국에서는 어떻게 하고 있나? 

영국과 프랑스 등의 선진국에서는 사람이 다쳤을 경우 경찰에 의무적으로 신고를 해야하며 미국은 차량 파손과 같은 물질적 피해가 일정 금액 이상 발생했을 시 경찰에 신고를 해야 합니다. 이웃나라인 일본은 피해의 정도와 관계 없이 모든 교통 사고를 경찰에 신고를 해야만 합니다. 

영국, 프랑스, 일본은 보험금을 탈 때 반드시 경찰이 사고 현장에 출동을 하고, 직접 장성한 경찰의 보고서가 있어야만 보험금을 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런 제도적 장치들이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사고의 규모와 범위 등이 보험사에 의해 결정되고 보험사가 그에 합당한 보험료를 지급하는 등 여러가지 문제를 노출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실제 사례를 통해서 한 번 우리나라 교통사고 처리 절차를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직장을 다니고 있는 29세 여성 김모씨. 김씨는 운전 중 차선을 변경하다가 옆 차선에 있던 차와 경비하게 부딪히는 접촉사고를 내게 되었다. 차량의 속도가 빠르지 않았고 사고도 매우 경미한 수준에 그쳤지만 피해 차량에 있던 운전자와 동승자들은 모두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었다. 김씨는 이들과 합의를 하기 위해 수차례 찾아갔지만 갈 때마다 문전박대하며 합의금을 높이려는 의도의 대화가 오가자 이를 지나치다고 판단, 이들을 고소하려고 경찰서를 찾아갔다. 경찰서를 찾은 김씨는 경찰 측에서 "당신이 가해자이니 적당히 합의를 하고 보험처리 하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결국 김씨는 300만원이라는 합의금을 물어주고서야 사건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보험사기가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상품이 바로 자동차와 관련된 보험입니다. 나이롱 환자가 많아지는 것 또한 이런 부분들 때문입니다. 

- 국토부, 법안 마련으로 해결책 마련하려고 하지만 쉽지 않아..

이 때문에 지난 7월달, 국토교통부에서는 "아주 가벼운 교통사고라 할지라도 반드시 경찰에 신고를 해야만 보험 처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제안에 소비자들은 물론이고 보험업무를 감독하는 금융감독원과 사건을 맡아야 할 경찰은 모두 반박하고 있어 관심이 몰리고 있습니다. 

사실 간단하게 합의로 끝낼 수 있는 문제를 신고하게 될 경우 괜시리 사고 처리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으며 가해자 및 피해자 모두에게 금전적, 시간적 손실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인데요. 특히 경찰의 경우에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근무하고 있는 경찰 교통사고 조사 인력이 2,600명 수준이며 이 인원이 연간 22만여건의 교통사고를 처리하다 보니 이 방안이 통과될 경우 적어도 경찰 인력이 지금의 4배는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교통사고가 났을 경우 보험사가 어느 정도의 사고처리를 하기 때문에 사실 보험가입을 할 때 이런 사고처리까지 전담하여 잘 해줄 수 있는 상품을 가입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