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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사기, 알아서 고칠테니 현금을 달라? 본문
지난 22일 오후, 아우디 차량과 렌트카(쏘나타) 간의 교통사고 소식이 전해졌다. 렌트카가 아우디 차량을 뒤에서 들이받은 사고였다. 피해자는 사고 당시 촬영한 사진을 보고 있었다. 사진 속의 렌트카 앞 범퍼는 약간 우그러진 정도였지만 피해 차량인 아우디는 트렁크 내부가 크게 휘어져 있었다.
이에 아우디 운전자는 미수선수리비를 청구했다. 수리를 한 뒤에 보험금을 받는 것이 아니라 예상 수리비용을 현금을 먼저 받아가는 것이다. 시중에서 거래되는 중고 아우디의 가격은 대략 3천만원 선. 이 피해자는 차량 수리비로 2천여만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보험사 직원은 "반 년 전에도 비슷한 사고로 2천만원을 받아갔다. 젊고 보증기간이 끝난 외제차를 타고 동일 사고가 난다면 거의 틀림없이 자동차보험사기이다. 심지어 가해자 또한 공범일 확률이 높다. 요즘은 렌트카로 사고를 내는 경우가 많은데 본인 차량으로 사고를 내면 보험료가 할증되기 때문에 이런 방식으로 자동차보험사기를 치는 것" 이라고 설명한다.
이에 지난 23일 보험연구원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2012년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국내보험사들이 수입차에 지급한 자동차 사고 건 당 수리비는 281만 8천원으로 전년 268만 5천원에서 대략 5% 가량 증가했다.
2010년 255만 3천원에 비해서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이는 사고 1건 당 대략 280여만원 정도를 지급했다는 이야기다. 국산차의 경우 70~90만원 선의 보험금이 지급되는 것으로 미뤄봤을 때 거의 국산차의 3~4배 정도에 이르는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문제는 수입차의 수리비가 더 싸질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싸게 책정되는 것에 있다. 국내 수입차 부품 시장은 직영 딜러들이 독점을 하고 있다. 부품을 독점적으로 유통하면서 마진을 많이 붙이고, 이에 따라 부품 교체를 선호하는 경향이 수입차 수리비를 올리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
이런 가운데 수입차 수리비가 비싸다는 점에서 착안한 '연성 보험사기'가 만연하면서 악순환은 계속되고 있는 추세다. 가장 흔한 경우가 바로 수리비를 현금으로 챙기는 미수선수리비. 이는 지급할 돈이 늘어난 보험사들의 손해율 상승으로 이어지게 되고, 결국 보험료율을 올려 전체 자동차보험 가입자들의 보험료가 함께 늘어나게 하는 연쇄효과를 낳고 있다.
보험사 부담이 늘고 있다는 사실은 수치에서도 여실이 드러나게 되는데. 2012회계연도 3분기까지 지급한 수입차 보험금(자차+대물담보 수리비)만 7752억원. 2011회계연도 한 해분인 6420억원을 이미 앞질렀다.
물론 이는 수입차가 저렴해지게 됨에 따라 수입차를 이용하는 고객이 늘었던 것도 한몫 했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이는 비율적으로 너무나 큰 차이임에는 틀림 없다.
정부 역시 이런 문제를 모르고 있지는 않지만 유통구조 등을 전반적으로 개선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더욱 큰 문제다. 더 크게는 전 국민적 인식 제고가 팔요한 사안이다. 금융당국은 일단 수입차 등 고가 차량에 보험료를 더 물리는 방안을 고민 중에 있다고 한다.
보험료 인상으로 보험사의 숨통을 틔워주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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