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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알바에 대한 한국경제 기사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7. 29. 10:40
"시급 5000원, 일 6~7시간근무, 재택 가능, 하루에 댓글 20개"

소문만 무성했던 기업들의 댓글 알바 고용 실체가 드러났다. 한 멀티미디어 단말기 제조업체가 자사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댓글 알바를 고용한 뒤 이들에게 지급하기로 한 알바비를 주지 않으면서 은밀한 활동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PMP(휴대용 멀티미디어 재생장치), 내비게이션 제조업체인 아이스테이션은 태블릿PC '버디' 등 신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60명 가량의 댓글 알바를 고용한 뒤 활동을 시키고는 수개월 째 월급을 주지 않고 있다.

아이스테이션의 요청으로 댓글 알바를 써 온라인 홍보를 대행했던 드림캐처는 회사(아이스테이션)가 자금 문제를 호소하며 9000만원 가량의 알바비를 4개월이 넘도록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금 부족을 이유를 내세우면서도 언론을 통한 홍보에는 돈을 아끼지 않고 있다는 것이 드림캐처의 지적이다.

드림캐처 관계자는 "아이스테이션은 올 2월과 3월이 중고생 매출에 중요한 신학기라며 60명이 넘는 인원을 고용했다"면서 "4월 22일자로 알바생들의 활동은 종료됐지만 2, 3월 분에 대한 활동비와 대행사에 지급해야 할 돈 9200만원을 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신제품을 출시할 예산과 이를 홍보할 돈은 있으면서 알바생들에게 줄 돈은 없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알바생들은 댓글 활동에 대한 사실이 알려질 까 두려워 비용을 달라는 표현도 적극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나쁜 의견 차단ㆍ좋은 평 입소문 위해 기업들 암암리 진행

지금까지 댓글 알바의 활동은 "그럴 것이다"는 예측만 있었을 뿐 실체가 이처럼 공개된 적은 없었다. 기업들이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차단하고 장점만을 홍보하기 위해 고용하는 만큼 암암리에 진행하는 것으로만 알려졌다.

하지만 댓글 알바를 고용했던 A사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면 기업들의 이같은 마케팅 방식은 일반화 돼 있었다. 기업에서 요청이 들어오면 대행사는 지인을 통해 알바생을 모집하고 이들에게 하루 6~7시간 가량 활동할 것을 주문한다.

하루 평균 20개의 댓글 달기, 해당 제품에 대한 우호적인 기사 퍼트리기, 알바생 개인 블로그에 제품 홍보 콘텐츠 올리기 등을 지시한다.

근무형태도 자유로웠다. 재택 근무를 할 수도 있고 대행사나 기업 관계자와 자주 미팅이 필요한 경우에는 직접 사무실로 출근해 근무를 하기도 하다. 다만 당초 계약했던 댓글 개수를 채우지 못하면 그만큼을 제하고 임금을 지급한다는게 A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렇게 해서 댓글 알바생들이 한 달에 가져가는 돈은 50만원~60만원 정도. 시급으로 따지면 5000원 수준이다.

댓글 알바생들의 연령이나 성별 등은 고용하는 기업의 업종에 따라 천차만별인 것으로 확인됐다.

예컨대 식음료나 유통 분야의 경우 여성, 주부들을 많이 고용하고 전자기기 업체들은 얼리어답터인 20대 남자 대학생을 선호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또 다른 B사 관계자는 "말하기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면서도 "기업들이 댓글 알바를 고용하는 것은 너무나 일반적인 일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이들의 활동도 단순 댓글 달기에서 벗어나 후기 올리기, 콘텐츠 게시 등 다양해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 댓글 알바, 정보 왜곡ㆍ기만적 고객 유인 지적 많아 

그렇다면 댓글 알바 고용을 기업 마케팅의 한 수단으로만 지나쳐 버릴수 있을까. 성경제 공정거래위원회 전자거래팀장은 "댓글 알바 마케팅은 기만적인 고객 유인 행위에 해당한다"며 "제품을 직접 먹어보거나 써보지 않은 사람들이 기업에 유리한 글만을 올려 판단 기준을 흐리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성 팀장은 그러나 "기업들이 실제로 댓글 알바생을 고용했는지 여부를 일일히 파악할 수 없어 실제적인 제재는 불가능하다"면서 "다만 특정 업종을 조사할 때 웹 관리 담당자가 자신들에 부정적인 후기 등을 삭제할 경우 이는 엄격히 단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드림캐처는 아이스테이션을 상대로 지급명령에 대한 법적 절차에 들어갔다.

아이스테이션 측은 미지급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드림캐처가 법적 소송을 진행하고 온라인을 통해 일방적으로 회사를 비방하는 글을 퍼트리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이스테이션 관계자는 "미지급 건과는 별개로 드림캐처의 비방활동에 대해 이의신청을 해놓았고 고소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